임진각 > 장단콩 식당 > 도라 전망대 > 제3땅굴 > 도라산역
정치국제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데 '남북한관계론'이라는 수업에서 정부지원사업 차원에서 파주 안보 견학을 가게 되었다. 안갈까 하다가 비용이 다 공짜라길래 친한 친구도 간다고 해서 가기로 결정. 이 수업이 팀플 수업인데, 랜덤으로 만들어진 팀이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외국인 3명에 한국인 2명인데, 외국인 친구들 좋은 아이들.. 같이 버스 타고 가는데 아침도 줬다. 무려 왕참치김밥. 짧은 영어로 대만 친구랑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파주에 도착했다.
임진각. 평화의 종. 날씨가 흐렸지만 그래도.
그동안 잊고 지냈던, 모른 척했던 사실이 새삼 와닿는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이고, 그 분계선이 나와 아주 가까이 있다.
임진각에도 1년 뒤 엽서가 있었다. 우리나라 여행지마다 있으니까 사실 난 별 감흥이 없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을 좋아했다. 외국인이 확실히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라 그런지 해외로 무료로 엽서를 보내줬다. 우리나라는 참 돈벌이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엽서 모양 예쁘게 다양하게 만들어서 싸게 파는 게 여러모로 관광객이나 나라 입장에서 더 이득일텐데.
친구들이 엽서쓰는 동안 철길 조형물 구경. 나는 과연 신의주를 갈 수 있을까.
평화통일. 평화에는 동의하지만, 사실 나는 통일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젠 전혀 별개의 국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평화는 확실히 자리잡아야 한다.
신분증이랑 인원수 안 맞아서 세 번이나 돌고 돌아 드디어 도착한 도라전망대. 인솔자 분이 군인 출신이셨는데, 군인 분들께 성을 냈다. 이해는 하지만 맡은 일을 다할 뿐인데 안타까웠다. 계속해서 꼼꼼하게 체크하는 모습에 감사하고 존경한다. 여담이지만 헌병 분들이어서 인지 외모가 :) 시각에 의존하는 건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나보다.
영어 잘하시는 미국 군인 삘 나는 분의 설명을 듣고 나와 전망대에 섰다. 저 멀리 보이는 북한. 안개가 많이 껴서 잘 안보인다. 여기저기 있는 군 초소와 북한 깃발을 꽂은 마을과 개성이 눈 앞에 보인다.
그런 다음 도착한 제3땅굴. 역시 여기서도 영어로 설명을 듣고, 모든 전자기기를 사물함에 맡긴 후 안전모 쓰고 땅굴로 내려갔다. 2개 정도의 철벽으로 막아둬서 땅굴의 끝을 볼 순 없었지만 의미심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안전모 꼭 쓰세요. 머리에 피날 수 있어요. 올라올 때 등산하는 기분이니 유념하고 갔다오시길.
마지막 도라산역. 금요일은 내가 제일 바쁜 날이라서, 이쯤 되니 피곤의 절정에 달했다. 언젠가 저 평양방면으로 갈 수 있을까. 영국-프랑스 유로스타 정도만 되어도 좋을텐데. 옆에는 기념품점이 있었는데 영 퀄리티가. 여기서 불평하다 보면 절로 떠오르는 그 이름. 우울하다.
우리 팀끼리 찍은 사진. 신난다!
내 다리.. 운동을 해야 예뻐질텐데 나란 인간. 그나저나 외국인 친구랑 사진찍어보니 확 감이 온다. 내 머리.. 눈물. 이제 서울로 가자.
폭풍 수면 끝에 도착한 서울. 저녁도 공짜로 줬는데, 그냥 친한 애랑 둘이서 따로 먹었다. 소소하게 우리끼리 얘기하고 좋다. 그리고 나서 스타벅스로 2차. 스벅쿠폰이 쏠쏠했다.
겨울이 되서 스타벅스 상품들이 바뀌었는데 너무 귀엽다. 갖고 싶지만 눈으로만 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