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인연
야간 열차를 타면 새벽에 도착하거나
오후가 다 되서 도착하기 때문에 피곤하다.
제대로 된 로마 여행은 오늘부터!
여행한 지 11일 째, 7월 3일이 되자
혼자 여행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져 동행을 구했다.
보르게제 미술관 앞에서 만나기로!
아담한 미술관
앞에 놓인 용(?) 말(?) 조차 귀엽다
애기 같다
보르게제 미술관은 사전에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물론 직접 가서 표를 구할 수도 있지만
성수기엔 표가 없기 마련이다.
보르게제 미술관을 여행 루트에 넣고 나서
바로 국제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뒀다.
미술관이 작다 보니 시간대에 따라 입장이 가능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2시간 동안 관람할 수 있다.
첫 타임인 9시인데도
셀카봉 파는 아저씨들이 3분 정도 계셨다.
들어가는 입구는 위가 아닌 (공사중이었다)
저 아래 보이는 굴 같은 저 입구다 ㅋㅋ
동행을 만나긴 했지만
동행 분은 미리 예약을 안 해두셔서 ㅠㅠ
관람하고 나올 때 다시 만나기로 했다.
보르게제는 두 층이 관람실의 전부다.
그래서 2시간이면 충분히 볼 수 있는 것 같다.
저 정원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직접 보고 싶었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결국 창으로만 봤다
그리스 로마 신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그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레다와 백조
내가 갔을 때 그림들 상태가 영 말이 아니었다 ㅠ
가기 전 날 유랑에서 확인해보니
보르게제 미술관의 에어컨이 고장나서 그림들이 뒤틀려 있다는 글들이 있었다
설마했는데 진짜 그럴줄이야 ㅠㅠ
액자 틀이 뒤틀려 있고
곳곳에 공사중이긴 했는데
안타까웠다
르네상스 최고의 걸작이라 불리는
라파엘로 산치오의 라 포르라리나!
번역하면 '제빵사의 딸'이란 뜻으로
서프라이즈에도 등장한 적이 있다.
유명한 작품이어서 그런지
보르게제 미술관 입장권에도 들어있다.
보르게제 미술관이 관리상태만 좋았더라면
정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술관이 되었을지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전반적으로 하얀 바탕 위에
다채로운 색들을 담아냈다.
개취저격
특히 이 그림들 ㅠㅠ
작품은 아니지만
보르게제 관람실들의 문에 그려져 있다
저 술취한 아저씨 표정이 리얼하다
너무 좋다 ㅋㅋ
더 놀라운 건
보르게제 미술관은 2D로 3D를 만들어낸다.
조명 때문에 조각상인 줄 착각했는데
조금만 들여다 보면
그림으로 만들어 낸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조각상들로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저런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미술관이랑 달리
물론 다 그렇지는 않지만
보르게제에는 익살맞은 그림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신선하게 느껴져서
더 마음에 들었다.
이 상도 잘 보면
가운데에 잎사귀가 보인다.
몸짓도 그렇고
아가아가하다 귀엽다 ㅠㅠ
보르게제를 유명하게 해준
베르니니의 아폴론과 다프네
조명 때문에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손에서 나무로 변하는 부분이 압권.
마찬가지로 베르니니의 다비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가 너무 익숙해서인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저 허리 부분의 주름은 진짜 우와
이 천장벽화 그려진 방이 한창 공사중이어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ㅠㅠ
되게 멋있어서 작품이름이 궁금했는데
아직도 못 찾았다 ㅠ
천재다
진짜 베르니니가 왜 천재인지 알 수 있는 작품
페르세포네의 납치
미술책에서 사진으로만 봤을 땐
'오 멋있는데' 했는데
진짜 보니까 이건 천재다.
힘줄, 근육들, 뼈, 손과 살이 맞닿는 부분하며
왜 그렇게 극찬하는지
문외한인 나조차도 알 수 있다.
보르게제 화장실에서 인증샷 ㅋㅋ
관람 인원을 제한해두어서 그런지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 :)
미술관을 나왔는데
약속 시간보다 일찍이어서인지 동행이 없어서
보르게제 공원을 산책하기로.
숲이 울창하다.
도로가 닦여있기보단 숲길 그대로라 좋다.
공원 쏘다니다가
다른 사람한테 소리치는 무서운 아줌마 만나서
무섭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시원한 그늘에 와서 착석했더니
참새가 한 마리 날아왔다 :D
얼..얼굴 좀
미술관 앞에 있는 분수대
물놀이 중인 어린 아기
볼살 봐 ㅠㅠ 너무 귀엽다
로마에선 물을 그냥 떠 먹어도 된다는데
나중에 가이드 분 말로는 먹어도 되긴 하지만
가급적 사먹으라고 ㅋㅋ
나는 왜 이렇게 사진을 못 찍을까 ㅠㅠ
몇 번 더 시도했으나 실패..
사람들도 없어서 부탁도 못하고 ㅠㅠ
그리고 동행은 아쉽게 못 만났다.
로밍을 안해와서 와이파이밖에 못 써서
숙소에 들어갈 때까지 카톡을 못 봤는데
일이 생겨서 늦을 것 같다고 하셨었다!
저녁 때 연락이 닿아 같이 밥 먹자고 하셨는데
이미 저녁거리를 SMA에서 산 뒤라..
눈물을 머금고 거절했다 ㅠㅠ
아쉬웠다.
"여행은 아쉬움 투성이다."